가을하면 떠오르는 단풍. 계절의 변화를 견뎌내고 아름다운 색을 뽐내는 단풍처럼 가구도 세월과 추억을 품으며 자신만의 아름다운 빛깔을 내기 시작한다. 그것이 바로 앤틱(antique)가구다. 앤틱가구는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그 속의 다양한 이야기가 물건의 의미를 더한다.
이태원역 4번 출구로 나와 이태원 천주교 성당 방향으로 걸어가면 80여 개의 앤틱가구 상점이 있는 앤틱가구 거리가 있다. 이곳에서 18일부터 21일까지 이태원 앤틱가구 벼룩시장이 진행된다.
“엄마와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고 싶습니다.”
축제가 개막하는 18일 퀸스앤틱에서 만난 김영철 이태원 앤틱가구협회장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태원 앤틱가구 거리에는 앤틱 가구뿐 아니라 액자, 식기 등 다양한 물건을 갖추고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김 협회장은 앤틱 가구의 매력에 대해 “다양한 물건만큼 각자의 역사와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미술사나 유럽 역사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교육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영철 앤틱가구협회장
그는 벼룩시장을 통해 ‘앤틱가구는 고가품’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했다. 이태원 벼룩시장에서는 평소 가격보다 50%에서 최대 80%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는 앤틱 마켓 중 아시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고 앤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거리는 아시아에서 이태원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82개의 상점들이 참여해 자발적으로 축제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아직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김 협회장은 축제에 대한 아쉬운 점으로 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의 관심을 꼽았다. 사실 앤틱 가구는 외형적인 아름다움 외에도 중고를 재활용하므로써 환경보호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런 많은 순기능을 지닌 앤틱가구와 행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한다고 김 협회장은 밝혔다.
오는 20일 오후 6시부터 한남동 일대에서 벼룩시장이 열리고 문화예술 행사도 동시에 진행된다.
기존 벼룩시장이 한 장소에서 진행됐다면 한남동의 벼룩시장은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된다. 벼룩시장 이름도 특이하다. 보물찾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행사를 찾은 사람들이 한남동 곳곳에서 열리는 행사 장소를 찾아 나서야 한다. 이곳은 찾은 사람들은 행사 참여와 동시에 한남동 구석구석을 구경할 수 있다.
카페, 갤러리 등 총 13곳에서 진행되는 이 행사는 다양한 장소만큼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판매자 중 일부는 그 자리에서 물건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며 ‘사이사이’팀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우쿨렐레 무료 강좌를 제공한다.
‘보물찾기’를 진행하는 프로젝트 ‘사이사이’팀은 이태원과 한남동 일대의 다양한 문화 공간과 사람을 매개로 문화예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12일부터 14일까지 녹사평역 ~ 해밀턴 호텔 일대에서 이태원 지구촌 축제가 진행됩니다.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이태원 지구촌 축제의 현장!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넘치는 흥겨운 축제의 장 속에서 만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 세계 태권도 본부 국기원 시범단 권경상 코치
▲ 태권도 시범 중인 국기원 시범단
권경상 코치(30)의 첫 인상은 ‘솔선수범’이었습니다.
권 코치는 후배들을 시킬 법도 한데 매트와 시범 준비물들을 직접 짊어 매고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는 “우리 팀은 핵안보 정상회의, G20 등 국제 행사와 1년에 23개국에 파견을 나가 외국 귀빈들 앞에서 시범도 했어요.”라며 해외에선 ‘태권도는 한국’이라는 인식이 있어 시범을 보일 때마다 외국인들이 신기해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공연 시작 전 한번 더 리허설을 해봐야 한다며 서둘렀습니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태권도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초등학생 아벨라
“이태원에서 축제를 하니까 사람도 북적이고 재미있어요. 풍선도 선물 받았어요”
▲김 파티마쇼캇(11살 좌), 아벨라(11살 우)
풍선 아트 부스에서 풍선 왕관· 꽃을 받고 연신 웃고 있는 외국인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곱슬거리는 금발 머리의 아벨라(11)는 모로코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어에 능통했습니다. 그는 이름을 소개할 때 “아벨라, 벨은 어 이(‘ㅓ’, ‘ㅣ’) 에요”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알고보니 아벨라는 한국에 온지 10년이 됐고 지금은 보광초등학교 학생이었습니다. 그는 같은 학교 여자친구 김 파티마쇼캇(11)과 커플 풍선 팔찌를 나눠 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 Martin Beck씨의 가족
▲ 호빵을 먹고 있는 마틴 벡씨의 가족
마지막으로 한국 전통 음식 부스에서 마틴 벡(Martin Beck, 53, 미국)씨의 가족을 만났습니다.
마틴 벡씨는 “한국은 30년 전 처음 방문했을 때보다 굉장히 발전했습니다. 도시의 지하철, 도로 등 교통도 좋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이태원의 이색적인 정취가 새롭습니다”라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부스에 마련된 음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음식 종류가 다양해서 고르는데 시간이 엄청 걸렸어요”라며 세계음식 박람회에 온 것처럼 입이 즐겁다고 말했습니다.
이태원 지구촌 축제, 그 첫 날은 오감이 즐거웠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나이와 국적 상관 없이 축제의 코드는 한 가지로 통하는 것 같습니다. 바로 ‘즐거움’ 입니다.
지난 12일 오후 6시 디제이의 가슴을 울리는 베이스와 강렬한 클럽 사운드가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
‘이태원 클럽 디제이 파티’는 이번 축제에 새로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이태원의 밤을 이끄는 클럽 문화가 이태원 지구촌 축제에도 파고 든 것이다. 디제이 파티는 이펙(EFFECT)의 비트박스 무대로 후끈 달아올랐다. 그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에 올라 유명세를 탔다. 그는 무대에서 신기에 가까운 비트박스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수 많은 20대 사이에서 ‘말춤’을 추던 김선국(43)씨는 “잘 모르는 음악이지만 굉장히 신난다. 오늘은 체면 불구하고 신나게 춤추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행사에 포함된 프로그램인 만큼 다양한 연령 층이 클럽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박진홍(36)씨는 “DJ 파티라고 해서 아기를 데리고 나올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직접 와보니 건전하게 클럽 음악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인 무대 양편에서 무료 맥주 시음 행사가 진행돼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운영본부에서 철저하게 성인 확인 절차를 거쳐 미성년자 음주 문제는 없었다. 질서 유지를 위해 봉사 활동을 하던 대한민국 고엽제 전우회의 손정원(70)씨는 “매년 이 행사에서 봉사활동을 하지만 큰 사고가 없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12일 이태원 거리. 이곳저곳에서 동시에 다양한 언어가 들렸고,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이 코를 자극했다.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용산 이태원관광특구에서 열리는 ‘이태원지구촌축제 2012 현장’이다.
“볼라레(Volare)~ 오오(oh)~.” 오후 3시반 경, 해밀턴 호텔 맞은 편 TBS 공개방송 무대에서 낯익은 스페인 노래 ‘Volare’가 흘러나오자 내국인, 외국인 모두 하나가 되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췄다. 이후 5시경, 이 무대는 한국인 인디 가수가 올랐다.
세계음식축제 거리에서는 자국인들이 직접 자신의 나라와 전통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 음식은 물론, 일본 사케, 태국 팟타이, 터키 케팝, 케냐 커피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을 직접 맛 볼 수 있다. 터키 부스에서 케밥을 구매한 이은수(대학생·20)씨는 “너무 다양해서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태원에는 처음 오는데 마치 외국에 온 듯 하다”고 했다.
“신기하고 재밌는 곳이에요.” 이태원 지구촌 축제를 위해 조성된 ‘이태원 테마 거리’에서 만난 독일 여성 모니카(Monica Heinea·47) 씨는 이태원에서 한국 전통 문화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한국 문화 체험 코너에서 한국 전통 스탬프를 찍으며 아이처럼 좋아하던 그는 “바로 옆 부스에서 한국 전통 종이 ‘한지’를 샀다”며 직접 가방에서 꺼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스탬프로 예쁘게 꾸며 독일 가족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했다. 2일째 서울을 여행 중인 그녀는 “축제가 열리는 줄 모르고 여행 왔는데, 그래서 더 재밌다“며 “이태원은 서울에서 재미있는 곳”이라고 답했다.
이곳에서 영어 자원 봉사를 하고 있는 백승미(21)씨도 이번 축제에 대해 “한국 문화에 대해서 알려 줄 좋은 기회”라며 “외국인 여성들과 아이가 주로 한지 공예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한복 입기 체험 코너에서 만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파멜라(Pamela·21)는 한국에 온지 2년이 지났지만 이태원 지구촌 축제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녀는 “이태원에 자주 놀러 오긴 했지만, 한국 전통 문화를 즐길 기회는 많이 없었다”며 “이곳에서 처음 한복을 입어보는데 편하고 예쁘다”고 말했다.
2012 이태원 지구촌 축제의 첫 날. 다양한 먹을 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는 특유의 이태원 스타일을 만들어냈고 남녀노소, 한국인, 외국인 모두가 ‘이태원 스타일’을 만끽하느라 축제도 점점 뜨겁게 달아올랐다.
12일 서울 용산 이태원관광특구에서 열리는 ‘이태원지구촌축제 2012 현장’. 해밀턴 호텔 앞 메인 무대에서 아르헨티나의 공연팀이 열정적인 탱고를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로살리나와 알렉산드로에게 탱고에 대해 묻자 알렉산드로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유명한 춤이다. 우리는 춤을 추는 동안 말할 필요 없이 몸으로 서로를 이해한다. 나는 남자고, 로살리나는 여자로 완전히 다르지만, 탱고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태원 지구촌축제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어우러져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는 이태원의 특징을 살려 이태원 거리에서 지구촌 문화를 선보이는 서울시 주요 축제중 하나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이태원로 끝에 설치된 메인무대에서는 민트그린, 빨간머리 앤 등 홍대에서 활동하는 밴드의 공연이 시작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이태원로 길가에 늘어선 ‘세계음식점’부스들과 해밀턴 호텔 앞 소무대에서 벌어지는 다국적 밴드들의 공연장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 메인 무대는 비교적 한산했다.
메인 무대는 이국(異國)의 춤이 시작된 뒤에야 비로소 달아올랐다. 따가운 가을햇살이 잦아들 무렵 메인무대에서는 1부 격인 한국 밴드들의 공연이 끝나고, 2부 무대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정열적인 탱고를 시작으로 일본, 태국등 각 국의 전통 춤과 노래를 즐기는 세계문화공연이 진행됐다.
국내 밴드들의 공연은 3~4곡 정도였던데 비해 세계문화공연 팀들에게는 비교적 긴 시간이 주어져, 평소 접하기 힘든 색다른 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이들은 때로는 격렬한, 때로는 아름다운 춤사위로 몰려온 사람들을 관객석에 붙잡았다.
아르헨티나의 공연팀의 알렉산드로는 ”오늘은 무대에서 췄지만, 사실 탱고는 어디에서나 출 수 있다. 벌써 여기 와서도 5군데 정도 탱고를 출 만한 장소를 찾아냈다”며 웃었다.
2부 행사에 앞서 열렸던 우리 군악대와 취주악대의 행진도 눈길을 끌었다. 다음날 개막식 퍼레이드를 앞두고 열린 리허설이었는데 제복을 입은 군인들의 절도있는 행진과 전통복장의 취주악대를 따라 관람객들도 이태원로의 끝을 향해 움직였다.
이는 인터파크씨어터의 도심 문화 프로젝트 ‘컬처파크’ 사업의 일환으로 대형 아트월을 설치하는 것이다.
외벽에 설치되는 대형 아트월은 라오미 작가의 ‘십장생도- 밤보다 긴 꿈’이다. ‘ 블루스퀘어 아트월 공모전’의 작품으로 전문가들의 심사 끝에 라오미 작가의 작품이 선정됐다.
‘십장생도’는 유토피아를 원하는 인간의 욕망을 민화 형식으로 그린 작품이며 블르스퀘어에서 공연했던 작품을 상징하는 아이콘도 조합됐다.
김양선 인터파크씨어터 대표는 “공연장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만드는 문화 예술 컨텐츠로 활용하고, 개방형 예술 공간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인 ‘컬쳐파크’사업의 일환으로 아트월 사업을 실시했으며 결과도 성공적”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대형 작품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작업을 통해 신인 작가 발굴과 지원, 공공미술의 실현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